김기현 당대표,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 후 대표직 사퇴

장제원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대표직 사퇴를 발표했습니다. 대표직 유지를 요구하는 대통령실과 친윤계와의 갈등이 있었으며, 김 대표는 총선에 출마하고자 했습니다. 이 결정은 대통령실과 친윤과의 마찰 끝에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.

김기현 당대표,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 후 대표직 사퇴


지난 12일 오전, 장제원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후 하루 만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'대표직 사퇴'를 발표했습니다. 이로써 김 대표와 장 의원은 모두 2선 후퇴하게 되었습니다. 

이 결정은 대통령실과 친윤계에서 '대표직은 유지하되 총선 불출마'를 요구한 반면, 김 대표는 '대표직을 포기하고 총선에 출마'를 원했던 치열한 갈등의 결과물로 알려져 있습니다. 

김 대표의 지역구는 울산 남구입니다. 김 대표에게는 지난 11일 대통령실로부터 '당 대표직은 유지하되 총선 불출마를 해달라'는 메시지가 전해졌다고 합니다. 

이는 인요한 혁신 위원회가 요구한 '당 지도부, 친윤, 중진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'에 부합하는 조치였습니다. 하지만 김 대표는 이를 거부하고, '당 대표직을 포기하고 지역구에서 총선 출마하겠다'고 답변했습니다.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출국 전에 격노한 상태였다고 합니다. 


김 대표는 오후 2시에 열린 최고 위원회의에서 혁신위의 혁신안을 보고받고, "우리 당 구성원 모두는 국민의 목소리에 답해 나갈 것"이라고 말했습니다. 이에 대해 당내에서는 '김 대표가 대표직은 유지한 채 적정 시점에 불출마를 선언하겠다는 의미'라는 해석이 나왔지만, 실제로는 그 반대였습니다. 

김 대표는 '22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고 총선 결과에 책임지고 물러날 수 있는 당 대표'보다는 '20년간 지켜온 지역구를 지키면서 4년의 의원직을 보장받을 수 있는 총선 출마'를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. 

장제원 의원은 김 대표에게 불출마를 설득하기 위해 2차적인 노력을 했습니다. 하지만 김 대표는 여전히 거부했습니다. 이에 장 의원은 SNS를 통해 불출마를 시사하는 글을 게시하고, 이튿날인 12일 오전 10시에 기자회견을 열어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. 

이에 대해 여권 핵심 관계자는 "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김 대표에게 불출마를 압박하는 메시지였다"고 말했습니다. 김 대표는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2일 동안 숙고를 거쳐 의견을 구했습니다. 

이 동안 당에서는 김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제기되었습니다. 이용호 의원은 공개 서한에서 "대표님의 희생과 헌신이 불출마나 험지 출마여서는 안 된다"고 밝혔고,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서 "장 의원보다 훨씬 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할 사람들은 눈감고 뭉개면서 시간이 흘러가기만 기다리고 있다"고 썼습니다. 

이에 대통령실과 친윤계에서도 김 대표의 사퇴를 수용하는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. 김 대표는 13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대표직 사퇴를 알렸습니다. 

대통령실과 친윤과의 마찰 끝에 김 대표의 의지가 이루어진 것입니다. 이에 대해 한 의원은 "대표직을 사퇴했는데 지역구 출마는 용인해야 하지 않겠냐"고 말했습니다. 

김 대표는 윤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당 대표로 당선된 지 9개월만에 사퇴하게 되었습니다. 한 의원은 "김 대표 입장에서는 지역구와 당 대표 둘 다 지키고 싶었던 것 같은데, 결국 눈치를 보다가 퇴진한 모양새가 됐다"고 말했습니다.